신사의 품격 (2012년, SBS)
신사의 품격 (2012년, SBS)
드라마 중에서는 특히 자기 세대를 이야기하는 드라마들이 있다. 주인공들이 자기나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공감을 할수 있고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드라마들이다.
각 세대들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를 보면 초등학생 때는 "호랑이 선생님"이였다. 81년도에 5학년들이 주인공이였고 당시 난 4학년이였으니... 나뿐만 아니라 지금도 호랑이 선생님하면 "조경환"을 떠올리는 국민적 드라마가 아니였나 싶다.
그러다가 중학생으로 넘어오면서 관심드라마는 "고교생일기"로 넘어가게 된다. 83년부터 방영한 이 드라마에서, 반항적 눈빛의 최재성과 깔끔한 모범생 손창민은 단연 최고였다. 요즘도 난 이 두 사람들이 TV나 영화에 나오면 아직도 그 때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물론 난 그 때 초등학교 6학년이였으니깐 사실 형님들의 이야기를 보고 동경하는 동생이였다. 실제로도 난 드라마와 더불어 두 살 위의 형의 고등학교 생활을 보며 고교생에 대한 약간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여자친구도 사귀고, 여러가지 과외활동들도 하고,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멋진 우정을 가진 친구들.... 등등등)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우리들의 천국"에서 주인공 홍학표가 90학번으로 나왔다.(나도 90학번이다. 그 후에 주인공들이 후배들로 바뀌긴 했지만, 난 홍학표와 그를 좋아하는 후배 염정아의 사랑이야기가 내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요즈음 72년생 마흔 한살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신사의 품격"이 방영 중이다. 사실 이전 드라마들의 주인공들에 비해 신품의 주인공들이 너무 멋지게 나와서 그들이 공감의 대상이라기보다 그냥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린 듯 해서 이전 드라마보다는 조금 덜 감동적이다. 하지만 드라마 초반에 잠깐씩 보여주는 친구들과의 에피소드들은 아직 내가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공감 포인트들이다.
난 신품의 친구들보다 멋지게 생기진 않았지만, 그보다 더 진한 우정을 가지고 있는 내 친구들이 있다. 자기생활에 쫒겨서 또는 멀리 있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항상 서로의 우정을 느끼는 친구들. 진짜 신사의 품격은 그런 우정을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것이 아닐까한다.
(2012.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