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더 그레이 (2024년, 넷플릭스 드라마)
미지의 생명체가 인간 몸에 들어가서 머리를 장악한 후 머리나 신체 부위를 변형시킬 수 있는 괴물이 된다. 몸속에 유충이 파고 들어가는 것은 '에어리언',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다른 존재가 되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은 '신체강탈자'와 비슷한 설정이다. 그들은 인간의 몸을 차지하고, 인간을 먹으라고 하는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 이 생명체는 인간을 숙주로 하고, 숙주인 인간 신체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기생수라 불린다.
주인공은 특수한 상황에서 유충이 인간을 완전히 점령하지 못하고 공생하는 관계가 된다. 인간 사회에 숨어서 인간을 먹이로 삼는 기생수, 그 존재를 알고 박멸하려는 인간, 그 둘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이 작품은 1988년부터 95년까지 연재된 일본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일본에서 2014년, 15년 파트1,2로 실사 영화가 나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작품이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연상호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영화는 아직 SF가 어색한 느낌이 많은데, 이 일본 원작이 어떤 느낌으로 만들어질까, 원작과는 내용은 어떻게 다를까하는 걱정반 호기심반으로 봤다.
일본 원작은 오른손을 기생수가 점령하고, 이 작품은 뇌를 절반만 점령한다. 또 원작은 주인공이 기생수와 공생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다양한 기생수와 싸우는 이야기가 중심이라면, 점점 조직화되어 세력을 키우려는 기생수와 기생수를 박멸하려는 특수팀(더 그레이)사이에서 주인공은 각각(인간과 기생수) 나름의 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같은 내용의 리메이크가 아닌 동일한 세계관을 가진 다른 이야기이다. 원작이 일본 내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이번 작품으로 세계관이 전 세계로 확대되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서로 속이면서도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속성과 진짜 기생하는 존재는 누구인가 하는 진지한 고민도 녹아있다.
CG나 액션의 완성도도 높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흡입력도 상당히 높다. 6편의 작품을 쉬지도 않고 한번에 봤다. SF를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단, 신체가 절단되는 장면들이 나오므로 싫어하는 사람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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