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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영웅 (2022년)

by 당근영근 2024. 1. 8.

영웅 (윤제균 감독, 정성화 주연)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역 의거를 다룬 뮤지컬 영화다. 오랜 만에 집사람과 시내에서 영화 데이트를 했다. 40~50대로 보이는 분들이 주변에 여러 명 앉아 있었는데, 후반부로 가니 가끔 훌쩍거리는 듯한 소리도 들려온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이 이야기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뮤지컬로도 ‘영웅’을 봤던 집사람은 좀더 웅장한 스케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나는 얼마 전 김훈 작가의 ‘하얼빈’ 소설을 보고나서 당시 만일에 대비하여 하얼빈 역과 채가구 역 2군데서 거사를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마도 어릴 때는 안중근 의사만 주목받았기에 그런 얘기를 잘 못 들었거나 들었어도 기억을 못 했으리라.

이 영화에서도 배우 배정남이 채가구 역에서 의거를 준비한 조도순이라는 재러동포 역을 맡았는데, 예능 프로그램 이미지와 겹치면서 약간은 코믹한 설정으로 나온다. 너무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극적 장치일 수 도 있겠지만, 목숨을 건 거사를 함께 한 주요인물이 조금 가볍게 보이는 것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당연 안중근 의사가 영웅이지만, 실은 여기 나오는 모든 등장 인물들이 영웅이다. 사랑하는 자식과 남편을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보내준 가족들도 영웅이요, 저 영화에는 잠깐 스쳐지나가는 얼굴로 보이는 단역처럼, 실제 예전 그 어느 전투에서 쓰러진 이름도 알 수 없는 많은 분들도 모두 영웅인 것이다.

요즘은 펜데믹과 겹쳐 세계 경제도 어려운 시대는 크나큰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영웅보다는 현재의 어려움을 다독거리면 방향을 잡아주는 영웅, 각자 자리에서 함께 참고 견디며 나아가는 작은 영웅들이 더 중요한 시대일 것이다.

(202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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