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앨버트 O. 허시먼)
영국 사회학자 토머스 마샬에 의하면 시민권의 발전은 3단계로 진행되어 왔다.
18세기에는 시민적 시민권으로 언론과 사상,종교의 자유와 정의, 자연법 같은 기본 인권이 발달했다.
19세기에는 정치적 시민권으로 시민이 정치권력에 행사하고 참여할 수 있는 권리로써 보통투표권의 확대로 나타난다.
20세기에는 사회,경제적 시민권으로 최소한의 교육, 건강, 경제복지와 사회보장을 구현하는 복지국가를 지향한다.
이런 역사적 발전에 반동적인 집단은 3가지 명제로 공격한다.
1. 역효과 명제
무엇을 바꾸려는 시도가 의도치 않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유, 평등, 박애를 추구한 프랑스 혁명이 공포정치와 나폴레옹의 독재로 이어졌다는 역사적 사례가 강력한 근거로 삼는다.
또한 보통선거권의 확대는 어리석은 민중이 투표함으로써 파멸적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제는 오히려 노동자의 총임금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들어본 논리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부작용이 있더라도 긍정적 효과를 만들어낸 경우가 더 많다.
2. 무용 명제
사회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노력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해봐야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프랑스 혁명의 많은 성과들도 그전부터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지 혁명의 성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보통 선거권으로 대표자를 스스로 뽑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이미 존재하는 구조를 바꾸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각은 얼핏 비슷해보이는 역효과와 무용 명제에는 차이가 있다.
역효과 명제는 변덕스러운 인간세계의 변화에 대한 부작용을 의미하지만, 무용 명제는 고도로 조직화된 세계의 내재하는 법칙을 고치려는 시도이므로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회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변하지 않는 법칙인 것처럼 근거를 마련한다. 더 나아가 무언가를 바꾸려는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이기적인 동기를 숨기기 위한 연막이라고까지 공격한다.
하지만, 무용 명제는 보통 여러 사건간의 영향을 자세히 살피지 않고 당장 눈앞의 결과만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짓고 공격하는 것이다.
3. 위험 명제
변화나 개혁에 드는 비용이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에 빠뜨린다는 주장으로 복지국가라는 사회경제방식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3단계 발전 기준으로 보면 나중의 개혁인 앞선 개혁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가 도입될 때 자유가 위협받고, 복지국가가 자유와 민주주의 둘다 위협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로 대표적인 이 논거는 국가 정책을 강화하다 보면 자유를 위협하게 된다는 신자본주의 사상이다. 케인스와 하이에크로 대변되는 수정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는 경제 정책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현재에도 전세계적인 논란의 핵심이다.
저자는 진보에 대한 반동에 비판적이지만 다원적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적대적인 집단사이의 균형이 있어야 하고,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며 결론을 맺는다.
최근 우리나라를 보면 이런 진보와 보수간의 논쟁은 없어지고 일부 극우들의 눈치는 보는 가짜 보수들이 사회 발전을 막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2025.01.27)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멸의 원자 (이강영) (3) | 2025.02.01 |
---|---|
제인 구달, 침팬지와 함께한 나의 인생 (제인 구달) (0) | 2025.01.29 |
민주주의 공부 (얀-베르너 뮐러) (0) | 2025.01.24 |
국가란 무엇인가 (개정신판) (유시민) (0) | 2025.01.18 |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0) | 2025.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