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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인간 (유현준)

by 당근영근 2025. 4. 14.

공간인간 (유현준)

건축과 공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유현준 교수의 신작 ‘공간인간’이다. 이번에는 인류 진화와 건축의 관계를 역시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인류 진화는 대규모화, 민주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는데,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 중의 하나로 유발 하라리 교수가 ‘사피엔스’에서 주장했듯이 하나의 가상 스토리를 공유하고 믿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건축이 어떻게 사람을 실제적으로 모일 수 있게 하고, 하나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게 영향을 미쳤을까?

역사의 주요 건축기술로 원시시대의 모닥불부터 동굴벽화, 괴베클리 테페, 지구라트 신전, 이집트 피라미드, 그리스 반원형 극장, 로마 콜로세움, 주요 성당 같은 주요 역사적 건물과 파리 수정궁, 뉴욕의 대도시 같은 현대 건축기술까지 단계별로 끼친 영향을 살펴본다.

모닥불, 벽화, 신전, 극장, 교회 등은 사람들의 시선을 독점하여 권력의 집중할 수 있는 장치로 작동하였다. 하나의 이야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구라트나 피라미드는 권력자가 높은 위치를 차지하면서 강화되었디만,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일반 시민이 더욱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반원형 극장이 생겨나고 이는 권력이 분산되는 민주화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마차와 같은 이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철근콘크리트, 엘레베이트, 상하수 시설은 대도시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인구가 모임에 따라 문화발달의 가속도를 높이게 되었다. 다양한 기술과 더불어 건축기술이 대규모화와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인류는 마차(육지), 삼각돛(바다), 엘레베이트(높이)를 통한 물리적인 공간 혁명을 인터넷을 통한 가상공간으로 이어가고 있다. 요즘은 이 가상공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어느 한계에 도달했을 때 새로운 혁명으로 변화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도태된다. 작가는 새로운 시대에 우리나라의 가능성과 염려도 놓치지 않는다.

항상 공간과 건축이라는 주제로 새롭고 다양한 지식 보따리를 선사하는 유현준 교수님의 책은 꼭 한번 읽어볼 만하다.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