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의 '인연'이라고 하면 아마도 누구나 교과서에서 읽은 이 구절이 생각날 것이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책에는 아사코와의 추억 외에도 본인의 솔직 담백하고 소탈한 모습과 약간은 익살스러운 성격을 느끼게 해주는 글들이 많다. 그리고, 무척이나 딸을 사랑하는 딸바보이기도 하셨던 것 같다. 곁에 두고 한번씩 읽으며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기에도 좋은 책이다.
며칠 전 중고서적에 갔다가 어느 페친이 이 책을 읽고 올린 글이 생각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으니 이것도 인연이리라. 책의 마지막 구절을 가만히 적어본다.
"하늘에 별을 쳐다볼 때 내세가 있었으면 해 보기도 한다. 신기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해 본다. 그리고 훗날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어 '사랑을 하고 갔구나' 하고 한숨지어 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나는 참 염치없는 사람이다."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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