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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리사 랜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카를로 로밸리)

by 당근영근 2023. 11. 28.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리사 랜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카를로 로벨리)

 

요즘은 양자역학, 입자물리학, 우주론 같은 과학 서적에 대한 관심이 많아 졌다. 유튜브에서 김상욱 교수 강좌도 찾아보게 되고…

 

최근에 읽은 책은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리사 랜들)'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카를로 로벨리)'이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는 CERN이 프랑스와 스위치에 걸친 지역에 설치된 대형 실험장치인 LHC(Large Hadron Collider, 대형 하드론 충돌기)의 건설과정부터 실험을 성공하기 위한 여러 과학자와 기술자의 노력과 함께, 물질의 근원을 밝히기 위한 여러 이론과 그 실험의 의미를 설명한다. 물질의 근원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결국 우주론까지 확장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시간이 열역학2법칙에 따라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과 유명한 물리학자인 저자의 시간에 대한 이론을 같이 소개한다.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 개념과 현대 과학이 밝혀낸 사실과는 꽤 다르다는 것에 사뭇 놀라게 된다. (그 동안 내가 무지했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이런 책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지만(대부분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책을 읽다 보면 울컥하는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 지루하게 듣다가도 어느 순간 '아~ 참 아름답다'라고 느낄 때가 있는 것처럼 진실을 추구하는 과학자들의 순수한 열정을 보게 되거나, 내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아주 작거나 아주 큰 세상에 대해 나도 모르게 경이로움을 느낄 때, 아름다운 문학작품 못지 않은 감동을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런 물질의 근원, 우주의 근원에 대한 여러 사실과 이론들을 보다 보면 왜, 여러 과학자들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가 없다고 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내 삶을 사랑하지만 인생은 피곤하고 힘들고 고통스럽다. 나는 죽음이 포상 휴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흐는 <BWV 56 칸타타>에서 죽음을 잠의 자매라 불렀다. 죽음은 내 두 눈을 감겨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러 곧 오게 될 친절한 자매다"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중에서

 

이 문구를 보니 "잘 보낸 하루가 행복한 잠을 불러오듯 잘 쓰인 인생은 행복한 죽음을 불러온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메모가 생각난다.

 

이런 말은 이 세상의 근원을 연구하고 치열하게 자기 삶을 살았던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문득 우리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경험을 하면서 고민하는 것은 결국 알 수 없는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나름의 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나의 답을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 것일까?

 

(20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