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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by 당근영근 2024. 6. 1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고양이'입니다.

 

인간은 테러, 전쟁과 새로운 페스트로 인하여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되고, 실험실에서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이 가능하도록 조작된 지적인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이종과의 교류에 힘쓰던 고양이 바스테는 인간-고양이 연합을 형성하여 쥐와 페스트에 대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베르나르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이번은 조금은 실망스럽니다.

 

우선, 주인공인 고양이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이미 보아왔던 것이라 조금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물론 그럼 고양이 시점으로 쓰는 소설은 모두 다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책이 유명한 작품이므로 어쩔 수 있더군요.

또한 이집트신화 및 일부 다른 문화의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히 흥미를 느낄만한 게 없을 정도로 빈약하네요. 작가는 지금까지 여러 작품에서 죽음, 신, 잠, 뇌, 인류 진화의 기원 등 인류가 풀지 못한 많은 영역의 폭 넓은 지식을 통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는데, 초기의 작품들에 비해 ‘웃음’이나 ‘카산드라의 거울’ 등과 같이 점차 그런 호기심이 낮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런 인간-고양이 연합의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되고, 예상치 못한 결론이 없어서 뒤에서도 조금은 맥이 빠지네요.

 

이렇게 쓰다 보니 마치 혹평만 하게 되었네요,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 보니깐 실망도 큰 모양입니다. 하지만, 여러 전작들에 비한 평가이므로 베르나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필독하시기 바랍니다.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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