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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 하이에크 (니컬러스 윕숏)

by 당근영근 2023. 9. 11.
산업화 이후 자본주의는 전 세계의 주류 경제체제가 되어 왔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과 1930년 대 대공황 이후로 초기 자본주의는 위기를 맞게 되고, 케인스의 주도로 수정 자본주의가 대세를 이루게 된다. 수정 자본주의는 불황기에 정부가 공공사업 등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경기 부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1970년 대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주요 강대국들은 수정 자본주의에서 기업이나 경제 주체의 자유를 강조하는 신 자유주의로 전환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까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택한 많은 나라는 수정 자본주의와 신 자유주의 사이를 오가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수정 자본주의와 신 자유주의의 경제 이론의 토대를 마련하고 주류가 되었던 두 인물, 존 메이어드 케인스와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하이에크에 대한 이야기다. 1930년 이전에는 초기 자본주의로 고전 경제학이 주류였고, 케인스는 소수의 진보적인 경제학자였다. 이 후 시대를 거쳐 가며 두 거장이 어떻게 학문적으로, 실제 정치 경제에 영향을 미쳤는지 시대별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두 경제학자 모두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서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이 비슷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라보는 방향은 달랐다. 케인스는 전체에서 세부로 들어가는 거시경제학을, 하이에크는 각 경제 주체들의 활동의 집합으로 보는 미시경제학의 입장이였던 것이다. 하이에크는 정부의 개입이 완벽할 수 없으며 자유로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폭정으로 바뀌기 쉽다고 생각했다.
경제학이라는 조금은 어려운 분야일 수도 있지만, 세부적인 이론은 몰라도 근현대 경제 흐름과 두 사람과 주변을 둘러싼 양 학파간의 이야기만으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각주나 주석을 빼고도 500페이지가 넘지만, 차분히 읽다보면 소설책을 보는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가 두 중심 인물의 갈등을 배경으로 하듯이 이 내용을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듯 하다.
 
(2023년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