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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융합 (김경집)

by 당근영근 2024. 9. 22.

생각의 융합 (김경집)

이 책의 부제는 '인문학은 어떻게 콜럼버스와 이순신을 만나게 했을까"이다.
콜럼버스가 인도를 찾으러 에스파냐를 출발한 게 1492년이고, 이순신 장군이 활약했던 임진왜란이 1592년이니깐 100년의 시간 차이가 나는 두 인물이 어떻게 연관이 될까?
일본이 조선을 침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총이 있다. 이 조총은 1542년 폭풍우로 일본에 피신했던 중국배에 타고 있던 포르투갈 사람에 의해 일본으로 전해지게 된다.
중국배에 포르투갈 사람이 타고 있었던 것은 유럽과 당시 세계 최강국이였던 중국(명 나라)간에 비단, 도자기, 차 등의 무역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럽은 중국 제품을 수입은 하는데, 수출을 할 만한 물품이 없었다. 그만큼 중국의 기술이나 문화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던 시절이였다. 그래서, 고가의 중국 제품을 수입하기 위해서 유럽 국가들은 남미에서 유입된 은을 사용했다. 남미의 풍부한 은이 있어 중국과 무역이 가능했는데, 이처럼 유럽에서 남미를 침략할 수 있게 된 첫 계기가 콜럼버스이다.

나이팅게일은 크림반도를 차지하기 위한 유럽국가와 러시아 간의 크림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근현대에서 여성이 처음으로 참여한 전쟁인데, 당시 영국만이 간호사를 파견했다. 영국은 먼저 시작은 산업혁명이 여자가 사회 진출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되었던 것이다. 크림 전쟁 100년 후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샤넬은 여성의 활동성을 강조한 패션을 만들었다. 전쟁이 여성해방에 미친 영향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에 속해있던 크림반도는 2014년 크림공화국으로 선포한 뒤 러시아와 합병한다. 그 당시도 러시아의 대통령은 푸틴이였는데, 지금 다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이니 정말 역사는 진쟁 중이다.

프랑스의 드레퓌스 사건(드레퓌스 대위가 독일에 군사정보를 팔았다고 증거를 조작하면서까지 유죄로 판결한 사건)에 대해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쓰면서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한 에밀 졸라와 1991년 명지대 강경대 사망 이후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 씨가 분신 자살했을 때 강기훈 씨가 그의 유서를 대필했다는 소위 유서대필사건으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건에 대하여 진보 지식인을 대상으로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는 글을 쓴 김지하 씨를 비교한 내용을 보면 이 책이 쓰여진 지(2015년)지 10여년이 또 지났지만, 오히려 역사와 역행하고 있는 현실에 참으로 참담하게 느껴진다.

이 외에도 코페르니쿠스와 백남준, 호메로스와 제임스 조이스(율리시스란 소설의 작가), 히딩크와 렘브란트 등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어떤 역사적 사건과 배경들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이처럼 저자는 어떤 사건이 따로 떨어진 각각의 점이 아니라 서로를 연결할 수 있는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말하는 인문이라는 것이 단순히 교양 문제가 아니라 많은 지식과 정보를 섞고 묶어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아 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스스로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스스로 찾아보아야 한다. 내가 주인이 되어 하는 질문들이 인문학의 출발이며 핵심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양한 내용으로 흥미있게 읽히며 생각거리도 많이 제공해 주는 책이다.

(202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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