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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아무튼, 하루키 (이지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유명한 장편소설은 대부분 읽어본 것 같다. 물론 나도 첫 시작은 '상실의 시대'였다. 이 책 제목 '아무튼, 하루키'를 보는 순간 나처럼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루키나 그의 작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저자는 하루키의 모든 작품을 몇 번씩 읽었고, 언젠가는 하루키의 작품을 번역하고자 하는 생각에 대학을 일문과로 진학했고, 지금도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 같은 일반독자와는 달리 정말 찐팬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모두 하루키에 관한 것은 아니다. 하루키의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중심이지만 대부분 저자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책 내용 중 '기사단장 죽이기'에 대해 실.. 2024. 8. 7.
데드맨과 울버린 (2024년) 데드풀과 울버린 (2024년) 요즘 믿고 거르는 마블의 구세주로 나선 데드풀과 울버린. 과연 그는 마블의 예수가 될 수 있을까?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마블의 한 세대를 마감했다. 그 영화를 보면서 지난 10년간의 많은 이야기가 일단락되는 느낌에 가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새로운 캐릭터과 이야기들은 한두 작품(그나마 이전부터 존재하던 주인공)을 빼놓고는 실망을 떠나 좌절감을 느끼게 하던 마블이다. 그래서 이제는 마음이 편한다. 볼까말까 고민도 안 한다. 하지만, 데드풀이다. 그리고, 울버린이다. 마지막 기대를 품고 영화를 봤다. 첫 장면은 데드풀 특유의 유머와 액션으로 상큼(?)하게 출발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20년 넘게 이어져온 엑스맨 시리즈 뿐만 아니라 데드풀 시리즈.. 2024. 8. 3.
황금종이 (조정래) 황금종이 (조정래) 황금종이. 돈은 황금보다 더 좋다. 금본위제를 폐지한 이후로 원한다면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고, 이제는 종이도 필요없이 전자 비트 정보로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 책은 운동권 출신으로 검사 생활을 하다가 재벌상속 수사를 진언하다 옷을 벗게 된 이태하 변호사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기는 하지만, 돈과 관련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옴니버스식 소설이다. 자식에게 자기를 부양하는 조건으로 재산을 물러줬는데 부양 의무를 하지 않는 경우나, 상속 재산을 무분별하게 날려먹는거나, 자식간의 상속 싸움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너무 많이 들어서 새삼스럽지도 않다. 갑자기 가게세를 4배나 올려달라는 건물주에는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폭행을 가하는 식당주인이야기나 어려운 상황에서 얼.. 2024. 8. 3.
나의 아저씨 (2018년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2018년 TvN 드라마) 최근 4년 전 드라마인 '나의 아저씨'가 갑자기 주목을 받는 일이 있었다. 박해영 작가 후속작인 '나의 해방일지'가 방영되면서 이전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방영 초기, 제목 때문에 어린 여자와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라는 여러 이슈도 있었으나,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들었다. 최근에 나에게 꼭 보라는 친구나 주변인들도 많았다. 이번 주말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밤까지 26시간 동안(4시간 자는 시간 포함) 쉬지 않고 정주행했다. 우울하지만 유쾌하고, 즐겁지만 씁쓸하다. 악인은 있지만 절대악은 없고, 스파이 소설같은 치밀한 스토리 전개와 역전과 반전이 있다. 그렇지만, 유머와 휴머니즘은 놓치지 않는다. 주인공이 아닌 인물들의 독특한 이야기를 적.. 2024. 7. 31.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저자가 빈곤 대물림에 대한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청소년기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수년에 걸친 인터뷰를 거친 8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혼 후 우울증을 가진 어머니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란 소희, 어려운 환경에 그나마 아버지가 하시던 작은 사업이 망하고 엄마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혼자 모든 일을 담당했던 영성, 장애 부모를 가진 지현, 부모 사이가 좋지 않아 부모의 무관심 속에 자란 연우, 공황장애있는 엄마가 자기가 번 돈까지 사기를 당해 어려움을 겪는 수정, 절도와 폭행을 일삼는 현석,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현장실습의 차별을 느껴 그만 두고 식당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요식업과 관련해서 자신의 길을 찾고 있는 우빈, 자존감이 낮아 진한 화장을 하고 일부.. 2024. 7. 30.
청춘의 독서 (유시민) 청춘의 독서 (유시민) 며칠 전 가족 저녁식사를 하며 딸에게 “네가 좋아하는 특정 종류의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좀더 다양한 책을, 그리고 소설보다는 나름 좀 더 많은 지식을 얻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들을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더니, “그럼 아빠는 어떤 책을 권해주실래요?”라는 거였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거실 책장을 가르키며, 아빠가 한번쯤은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 책들이니 저 중에서 골라보면 좋겠다는 궁색한 답변만 하고 말았다. “청춘의 독서”는 유시민 작가가 젊은 시절 본인에게 영향을 끼쳤던 책들을 다시 해석하고 소개하는 책이다. 그러면서 이제 갓 대학에 들어간 딸에게 헌정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은 마흔을 훌쩍 넘긴 나도 읽어보지 않은 책도 많고, 읽었.. 2024. 7. 29.
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경'은 폭탄테러로 사장인 부모님을 잃고, 회사 직원이였던 '현'과 결혼하고 회사 경영을 맡긴다. 회사는 고통을 없애주는 약으로 유명한 제약회사였다. 폭탄테러를 자행한 것 고통을 통해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초월 교단'의 소행이였다. 고통을 없애는 약을 만드는 회사가 구원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드론 폭탄을 조정한 '태'는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친 어머니가 생활고때문에 교단에 들어와서 어머니와 떨어져 교단 안에서 자란 인물이다. 테러가 일어난 지 여러 해가 지나는 동안 교단은 세력이 약화되었으나, 예전 그 제약회사가 개발하다 중단된 약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현', '경', '태'는 형사들과 동행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보라 작가의 대표.. 2024. 7. 28.
프랑스 혁명의 공포정 (휴 고프) 프랑스 혁명의 공포정 : 혁명의 특효약인가, 위약인가? (휴 고프) 1,2차 세계대전과 같이 너무나 크고 직접적인 사건도 있지만, 근현대사의 큰 사건 중 하나가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일 것이다. 이 책은 프랑스 혁명이후 공포정으로 가게 된 배경을 분석하는 책이다. 프랑스는 바스티유 감옥을 점령한 1789년 7월 14일 이후 입헌군주제를 거쳐 1792년 9월 공화국을 선포하게 된다. 그 다음해 루이16세를 단두대에 올리고, 혁명에 반대하는 나라와의 전쟁과 내란이 발생한다. 이에 혁명국회와 같은 국민의회는 점점 혁명에 반대하는 모든 자를 사형 등으로 다스리는 공포정을 실시하게 된다. 공포정은 말 그대로 공포(Terror)로 사람을 다스리는 것이다. 혁명에 반대한다고 여겨지면 반론의 기회도 없이 단두대로 .. 2024. 7. 26.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몇 년에 한 번씩 재즈나 클래식을 듣고 싶을 때가 있다.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을 낼 때다. 무라카미 소설의 주인공은 특별하진 않아도 나름대로 능력도 있고 주위사람과 문제도 없지만, 웬지 주변이나 자기 인생에 대한 무관심하다. 그런 주인공이 우연히 어떤 사건 또는 인물을 겪으면서 현실인지 아닌지 모를 기이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소설의 중요한 소품 중 하나가 재즈나 클래식 음악이다. 주인공이 혼자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커피나 차와 함께 먹으면서 재즈를 듣는 모습이 자주 묘사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을 읽다 보면 나도 그래야 할 것 같은 충동에 빠진다. 지난 일요일 아침엔 에그 후라이에 커피를 마시며 우아하게(?) '기사단장 죽이기.. 2024.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