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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노트 (김익한) 거인의 노트 (김익한) 나름 일기나 독서록을 통해 일상을 기록하는 일에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이다. 이 책을 읽고 그간 내가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나는 회의할 때 모든 사람의 발언을 최대한 받아적는다. 하지만, 저자는 최대한 집중하면서 듣되 키워드 위주로만 메모를 하라고 한다. 너무 많이 적기만 하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이 적어놔도 결국 자기가 이해한 내용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요약해서 기록하고, 평가와 선별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분류하는 작업을 거쳐야 자기 것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을 때도 모든 것을 알려하지 말고 자기가 관심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요약해서 정리하되 그 과정 중에 저자의 의도를 오해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 2024. 1. 14.
레미제라블 (2012년) 레미제라블 (2012년) 최근에 주변의 평도 좋고, 고전을 다시 한번 본다는 생각으로 가족들과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고 왔다. 사실 초반은 약간 깜빡깜빡 졸았다. 노래로 계속되는 가사와 아는 줄거리...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소설의 줄거리가 어떻게 되었던지 기억도 잘 안 나고, 내용이 흥미진진해져서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후반에 혁명군이 바리케이트 사이로 군대와 대치하는 장면에서 왜 우리나라 광주가 생각이 나던지... 그렇게 당장은 성공하지 못한 혁명이라도 그 때 그 사람들에 의해서 역사는 발전해왔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 속에서 희생되었던 사람들을 보면서 코끝이 찡~해져왔다. 가끔 암울했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소설을 보게되면 결국은 새드엔딩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사실을 알기에 더욱 슬퍼.. 2024. 1. 14.
밖의 삶 (아니 에르노) 밖의 삶 (아니 에르노) 아니 에르노는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다. 이 책은 1993년부터 1999년까지의 일기를 정리한 것이다. 140여 페이지로 양이 많지는 않다. 작가가 통근 기차나 쇼핑몰, 집 근처 등 주변에서 그날 본 것에 대한 짧은 묘사들이 대부분이다. 신변잡기 같은 내용이라 어려운 건 없지만, 읽는 내내 도대체 뭘 얘기하고자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옮긴이의 해설에서 ‘집단의 일상을 포착한 수많은 스냅 사진을 통해 한 시대의 현실에 가닿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을 읽고서야 겨우 작품의 의도를 살짝 알 수 있었다. 유사한 작품으로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일기를 정리한 ‘바깥일기’가 있다고 한다.(이 책은 못 읽어 봤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한 여자’도 평범한 사람의 일기.. 2024. 1. 12.
문폴 (2022년) 문폴 (2022년) 이전에 ‘돈룩업‘ 이라는 넷플릭스 영화를 봤다. 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할 것을 알게된 한 과학자를 중심으로 인류 멸망의 위기 앞에서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꽤 인상깊은 영화였다. 그 후 얼마 뒤 ‘문폴’이라는 영화를 TV소개 프로그램에서 봤는데, 달 궤도가 변경되면서 지구와 충돌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내용이였다. 혜성과 달은 다르지만, 둘 다 저 하늘의 거대한 자연물이 내 머리 위에 보이게 된다면 도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화였다. 당시 ‘문폴’이라는 영화를 못 봤는데, 최근에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예전 기억을 떠올리면 기대하고 영화를 보는데, 갈수록 내용이 조금 이상해진다. 음모론에 기반한 과도한 설정에 지나치게 화려한 CG까지... 조연 중 한 명이 중국 여자가.. 2024. 1. 10.
외계+인1 (2022년) 외계+인1 (최동훈 감독) 이 영화를 보면 몇 번을 놀라게 된다. 1. 와~ 이 배우도 나오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등등 화려한 캐스팅이다. 모르는 배우가 거의 없을 정도이다. 2. 어디선가 본 듯 것 같은데... 고려시대 이야기는 전우치(2009년)을 다시 보는 것 같다. 도사, 부채, 주인공을 돕는 동물(전우치는 개, 여기는 고양이) 등 설정과 액션 장면이 아주 비슷하다. (나중에 찾아보니 전우치랑 같은 감독이란다.) 현대로 오면 주인공 로봇이나 외계인, 우주선 등은 여러 SF 영화를 짬뽕한 듯 하다. 3. 흥행에 실패했는데 2편은 나오나.... 처음부터 2편으로 기획, 제작되었다는데, 1편이 150만명의 저조한 흥행이란다. 2편이 개봉될 수 있을까 걱정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많.. 2024. 1. 9.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로라는 다방면에 재능있는 학생이였지만, 서른 다섯이 된 지금은 변변찮은 직장에 홀로 외롭게 사는 소위 루저처럼 살고 있다. 어느 날 그나마 있던 직장에도 짤리고 반려묘도 갑자기 죽는다. 그리곤 죽기로 결심한다. 자살하려고 약을 먹었는데, ‘자정의 도서관’이라는 곳에서 깨어난다. 그곳에서 평생 자기가 한 후회의 순간이 적혀 있는 ‘후회의 책’을 읽게 되는데, 다중우주처럼 그 선택을 바꾸었을 때 생겨나는 무한한 경우의 자기 삶이 존재하고 있다. 로라는 자기가 원하던 삶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삶을 경험해본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빙하학자, 세계유명 음악가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헤어진 남자 친구와 결혼하거나, 좋은 남편과 자식이 있는 행복한 삶을 엿보기도 한다. .. 2024. 1. 8.
영웅 (2022년) 영웅 (윤제균 감독, 정성화 주연)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역 의거를 다룬 뮤지컬 영화다. 오랜 만에 집사람과 시내에서 영화 데이트를 했다. 40~50대로 보이는 분들이 주변에 여러 명 앉아 있었는데, 후반부로 가니 가끔 훌쩍거리는 듯한 소리도 들려온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이 이야기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뮤지컬로도 ‘영웅’을 봤던 집사람은 좀더 웅장한 스케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나는 얼마 전 김훈 작가의 ‘하얼빈’ 소설을 보고나서 당시 만일에 대비하여 하얼빈 역과 채가구 역 2군데서 거사를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마도 어릴 때는 안중근 의사만 주목받았기에 그런 얘기를 잘 못 들었거나 들었어도 기억을 못 했으리라. 이 영화에서도 배우 배정남이 채가구 역에서 의거를 준비.. 2024. 1. 8.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우리 나라에서만 약 580만 정도의 반려견이 있다고 추정된다. 그 만큼 개는 우리 사람에게 가까우면서도 폭넓게 살고 있다. 사람이 늑대를 길들여 개가 되었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저자는 친화력 높은 늑대들이 스스로 가축화했다고 한다. 그리고, 멸종 위기에 있는 늑대에 비해 지구에 넓게 퍼져 있는 개처럼 친화력이 생존과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인간 또한 많은 호모 종 중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지금처럼 유일하게 살아 남은 것은 바로 자기가축화로 인해 대규모 집단화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동물보다 우수한 두뇌를 가진 호모 종이라는 것은 현재와 같은 인간이라는 독특한 존재가 되는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진화'나.. 2024. 1. 8.
끝없는 이야기 (미하엘 엔데) 끝없는 이야기 (미하엘 엔데) 작고 뚱뚱하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남자 주인공이 새로운 이름을 지어줄 인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없어질 위기에 처해진 환상 세계에 들어갔다가, 자신을 찾아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하얀 용을 타고 있는 주인공이 있는 포스터는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저도 어릴 적 영화를 본 기억은 있는데,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아이들이 읽던 책을 읽었습니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조금 두꺼운 책이지만, 어린이를 위한 책인 만큼 어렵지 않게 술술 잘 읽힙니다. 그런데, 같은 작가의 '모모'란 작품을 읽었을 때 느낀 새로움과 놀라움이 이 책에도 있습니다. 마치 '반지의 제왕'같은 다양한 환상 세계의 모험이 있고, 그 속에서 주인공.. 2024. 1. 7.